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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학병원 응급실 갈때 꼭 챙겨야 할 준비물 - 보호자 입장

“병원 응급실” 이런 키워드가 들어가는 글은 보통 병원 의료진이나 종사자가 쓰는 것이 일반적이죠.

실제로도 이미 그렇게 쓰여진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못지않게 고생을 하고 있을 어느 외로운 보호자를 위해 ㅎㅎ

제가 최근에 겪었거든요. 응급실에서 환자 간호하다 쓰러질 뻔... 

 

우리가 잘 모르는 것들중의 하나는 응급실에서 환자는 살고

보호자는 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겨워서 죽습니다”

시덥지않은 말 장난 같아 보이지만 한번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하루 꼴딱 세워보면 고개가 끄덕일 겁니다.

 

일단 전문가들이 쓴 글만 봐도 일단 응급실에 가면 기다림의 연속 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각종 검사와 간호사 문답으로 2~3시간은 그냥 지나갑니다.

피검사 결과같은게 나오는 시간이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만.. 이런 이유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의사들은 항상 바쁘고 진짜 응급환자는 항상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응급실에는 우선순위라는게 항상 있습니다.

 

처음에 매우 심각한 상태로 들어가서 제1순위 응급환자가 되더라도 응급처치로 일단 한숨 돌리고 나면

그때부터는 더이상 1순위 응급환자가 아닙니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난 순간 2순위, 3순위로 떨어지게 되고...

지루한 기다림이 시작되는 것이죠.

 

응급실에서 의사 어디갔냐고 성질 부리는 사람 한둘이 아니지만 결국은 그들도 똑같이 기다리게 됩니다.

 

왜이게 개선이 안될까 싶기도 하지만 조금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해도 기다림은 사람을 미치게 하고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보호자가 준비할 준비물은 “핸드폰 또는 테블릿”, “보조 밧데리”, “충전기” 등입니다.

지루한 대기시간을 참고 견딜 수 있게 해주는 뭔가가 꼭 필요합니다.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은 사실 응급실에 다 있습니다.

응급실은 환자를 위한 장소이지 보호자를 위한 장소는 아닙니다.

 

환자가 치료받는 시간도 꽤 걸리지만

치료가 끝나고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응급실에서는 아주 흔한 일상사입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또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천사같은 간호사 한테 버럭~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난 절대 그럴 수 없고, 모범보호자로 얌전하게 기다리려면 내 살길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스마트폰” 이지만 각자 본인의 성향에 맞는 “킬링타임용” 뭔가를 꼭 준비해야 합니다.

 

보통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응급실의 이미지는 응급하게 뭔가를 뚝딱 처치해주고, 바로 나오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ㅎㅎ 택도없는 천만의 말씀~~ 

실제로 응급실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은 본인이 예상하는 시간 x 5 정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때론 x 10 ??

 

전혀 예상치 못하게 응급실에서 밤을 세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ㅎㅎ

응급실은 병원 입원실과 많이 다릅니다.

잘 시간이 되었다고 해서 보호자가 몸을 뉘일수 있는 보호자용 간이침대 따윈 애초에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냥 등받이도 없는 조그만 의자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 대부분의 응급실은 보호자가 한명만 입장이 허용됩니다.

여러사람이 가서 지루하지 않게 응급실에서 수다떨면서 버텨볼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길~

감염 이유와 혼잡 이유 등으로 다들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수다 떨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보호자는 혼자 많이 외롭습니다.

 

본인이 아프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나 주변 사람들이 아프지 않는 것도 못지않게 많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대학병원급이 아닌 다소 조금만 규모의 응급실인 경우는 환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좀 사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보통 지방의 경우, 대학병원이 최후의 의료기관이라고 보시면 되고, 가장 환자가 많습니다.

일반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조금만 상태가 복잡하고, 어려운 치료가 필요하면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는 경우를 많이 겪게 됩니다. 그만큼 대학병원은 의료진도 훨씬 많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응급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